네이버웹툰을 보고 디즈니가 떠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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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 ‘팝업’을 왜 하는지, 그리고 그 팝업으로 노리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팝업은 ‘지금, 여기’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굿즈로 하입(Hype)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갖고 싶고, 가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대성공! 입니다.

또, 독자들이 운영에 불만을 토로하는 팝업일수록 ‘성공한 팝업’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는데요, 그건 당연히 ‘가고 싶은데 못 간’ 사람들이 화를 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화를 내고, 누군가 댓글에서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저게 뭔데 그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바로 그 ‘주목’이 재화라고 생각하는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의 개념과 닿아있다고 이야기 드렸죠.

그래서 ‘온라인 신청’이 아니라 굳이 ‘줄 서는 줄’을 만들고(물론 여기엔 안전상의 이유도 있습니다.), 충분한 수량을 준비하지 않고(물론 진짜로 모자랄수도 있지만)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에디터는 디즈니 생각이 났습니다.

 

* 디즈니는 어디서 돈을 버나 : 지금, 여기가 중요한 이유

뜬금없이 팝업 이야기를 하다가 왜 디즈니를 떠올렸을까요? 팝업 비즈니스의 운영 주체 때문입니다. 팝업 비즈니스의 운영 주체는 <데못죽> 팝업의 경우 <데못죽> 웹툰과 웹소설을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캐롯툰과 다온크리에이티브였습니다. 모두 카카오의 자회사죠. 그리고 <마루는 강쥐>와 <냐한남자> 팝업은 네이버웹툰이 직접 운영했습니다.

이런 팝업 비즈니스를 “DTC(Direct-To-Customer)”라고 부릅니다. B2C(Business-To-Customer)와의 차이는 IP홀더 등 권리자가 마트 등 유통망을 통해 고객을 찾는 B2C와 달리, 바로 직배송하거나 팝업을 여는 것을 DTC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명품 향수를 백화점에서 산다면 B2C, 해당 명품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샵에서 구매하면 DTC인 셈입니다.

그리고 디즈니는 이 DTC의 왕입니다. 콘텐츠의 왕인 디즈니가 DTC의 왕이라니? 대충 왕이긴 할 것 같은데, 저 DTC의 왕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으실 겁니다. 자, 혹시 디즈니가 무엇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지 아시나요? 역시 지난 10년간 대세인 마블? 전통의 강자인 미키마우스와 그 친구들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다 틀렸습니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인 스태티스타가 정리한 바에 따르면, 디즈니가 벌어들인 수익의 2/3가량이 DTC 비즈니스에서 옵니다. 그리고 1/3 정도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즉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OTT 서비스 등에서 나오죠. 수익 기준으로 디즈니랜드(월드)와 체험, 상품 판매 수익은 79억 1천만 달러(한화 약 10조 4,277억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유통 및 배급 수익은 42억 2천만 달러(한화 약 5조 5,632억원)으로 약 5조원 가까운 차이가 납니다.

근데 디즈니가 직접 팝업을 잘 여는 것도 아니고,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돈을 버는 걸까요? 바로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그리고 거기서 제공하는 어트랙션, 그리고 직접 라이선싱해서 판매하는 ‘정품’ 굿즈들입니다. 물론 이 정품 굿즈들 중에는 글로벌 판매하는 목록도 있으니 B2C, B2B 상품도 섞여있긴 할 겁니다.

 

 

 

그래서 수익이 아닌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다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은 550억 달러(한화 약 72조 5천억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테마파크와 체험형 어트랙션 수익은 287억 달러(한화 약 37조 8,352억원)으로 그 뒤를 쫓고, OTT 등 디즈니 계열 네트워크가 283억 달러(한화 약 37조 3,738억원), 그리고 DTC 비즈니스가 195억 달러(25조 7,859억원), 세일즈와 라이선싱이 81억 달러(10조 7,441억원)정도 됩니다.

이 중에서 ‘DTC’에 해당하는 건 테마파크와 DTC가 되겠죠? 둘을 합치면 매출액 기준으로 482억달러가 넘습니다. 그런데 매출 기준으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의 550억달러보단 적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2배 가까운 차이를 낸다는 건, 직접 하는 장사가 남는게 많다는 얘깁니다. 할 수만 있다면, 하면 좋다는 거죠.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 집어치우고 웹툰 얘기나 해보세요

자, 다시 웹툰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일단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올해 개최한 팝업을 ‘직접’ 열었습니다. 물론 팝업을 직접 ‘연 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연히 팝업 하나를 보고 ‘디즈니가 보인다!’고 호들갑 떠는 건 아닙니다. 에디터는 이 두 팝업 중에서 네이버웹툰의 팝업을 조금 더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준비한 게 더 많아 보이거든요.

 

일단 첫번째로는 ‘웹툰프렌즈’ 스토어입니다. 웹툰프렌즈는 네이버웹툰이 직접 운영하는 굿즈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굿즈를 직접 발주하고 만들어서 판매하고 유통하는 과정까지 직접 하는지, 어디까지 직접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웹툰프렌즈’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IP 굿즈들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죠.

이건 주요 작품의 웹툰 관련 상품을 제작하고, 기획하고, 유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말합니다. 이 ‘웹툰프렌즈’가 가능했던 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도 의미있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도 텀블벅 펀딩을 통해 우선 공개되는 상품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바로 제작해서 판매하거나 팝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올라온 거죠.

 

 

다음으로 네이버웹툰을 보다 눈여겨본 이유는 ‘새로운’ PPS 때문입니다. 네이버웹툰은 ‘Page Profit Share’에서 ‘Partners Profit Share’라는 이름으로 PPS의 이름을 변경한다고 알렸습니다. 음, 이건 그냥 이름만 바꾼걸로 볼 수도 있지만, 이전 칼럼(네이버웹툰의 새로운 PPS, 핵심은 IP비즈니스 )에서 이 말의 핵심은 IP 비즈니스에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IP 비즈니스는 단순히 영상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유미의 세포들>와인이나 <호랑이형님> 맥주같은 콜라보 상품부터 전시까지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있죠. 그 상품들 중에는 굿즈도 있겠고요. 그렇다고 제가 굿즈 이야기만 할거냐? 아닙니다. 이렇게 IP확장을 할 때 가능한 것 중에는 ‘테마파크’도 있습니다.

물론 팝업에서 테마파크까지, 조금 뇌절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요? 아주 천천히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들의 총합이 가리키는 방향이 디즈니와 유사한데, 디즈니가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이 테마파크니까요. 거기에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포스트 디즈니(Post-Disney)를 노린다”고 말하기도 했죠.

 

 

 

여기에 이전에 여러 번 이야기했던 모기업 네이버의 C2C 비즈니스, 그리고 지역 기반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움직임까지 더하면 ‘우리 플랫폼의 작품으로 만든, 여기서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만 체험’하는 것이 생각보다 ‘별 것’이라고 생각하면 도달할 수 있는 거죠.

 

* ‘여기서만 체험’이 가지는 의미

에디터가 왜 자꾸 ‘여기서’만 가능한 것에 집착하느냐? 웹툰이 가지지 못한 유일한 지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웹툰은 스마트폰 시대를 만나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매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심지어 데이터가 조금 느려도, 모바일 스펙이 떨어져도, 소리가 안 나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툰이라는 형식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의 경험입니다. 이건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하는~’과 같은 수사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정말 특정 지역, 특정 시간대에만 가능한 이벤트입니다. 역설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보니, 한정성이 떨어지는 거죠.

팝업스토어는 바로 그 ‘지금, 여기’의 경험을 충족시켜주는 이벤트입니다. 그리고 그걸 아주 크게(정말 많이) 확장시키면 테마파크가 되는 거겠죠? 그리고 테마파크는 지역기반 비즈니스가 되어 모기업의 비즈니스와도 연동될 수 있을 겁니다. 아주 먼 미래에 말이죠.

웹툰이 가지지 못한 빈 지점을 채우는 ‘지금, 여기’의 체험. 그리고 그걸 너무 하고 싶어 안달난 수많은 독자들이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럼, 에디터는 다음 칼럼으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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