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만화X영화 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 : 홍콩인이 만화로 그리는 한국 영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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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사

 두 번째 세션인 “만화 x 영화 x 홍콩 x 대한민국”의 전시물들은 안쪽 벽에 줄지어 걸려있는데요. 그와 마주 본 반대편에는 세 번째 세션인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처음에는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설명한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고요. 그 옆으로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차례로 각 시대별 대표작품과 특징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 큼지막한 원형 판들이 바닥에 순서대로 놓여있어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사의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했습니다.

 그중에서도 70년대에 이소룡과 쿵푸 영화가 흥행하면서 만화도 그에 대한 영향을 받아 액션 만화가 늘어난 것이나, 90년대에 새로운 분파로 ‘독립만화’로 부를 수 있는 흐름이 탄생한 것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만화가 한때 ‘불량’한 것으로 취급되었던 것이나, 80년대에 공장식 분업 시스템으로 만화가 제작된 것이나, 21세기에 접어들면 인터넷에 올리는 웹 만화가 흥행한 것 등은 일견 한국과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4 하늘에 가득 찬 만화 : 최근 10년간 하이라이트 작품 전시 · 만화 간행물 · 비디오 열람구역

 전시장 입구로 되돌아와서 오른쪽으로 가면 이번 전시의 마지막 세션인 “하늘에 가득 찬 만화 : 최근 10년간 하이라이트 작품 전시 · 만화 간행물 · 비디오 열람구역”이 있습니다. 설명과 함께 직접 열람해볼 수 있는 홍콩 만화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서재가 있고,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인터뷰 영상이 재생되고 있으며, 복도를 따라 천장에 작품들이 크게 인쇄되어 줄지어 걸려있습니다. 

 


 

 서재에는 약 20권에서 30권 정도의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원화 및 설정집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원하는 책을 자유롭게 꺼내 읽어볼 수 있습니다(아주 작지만 앉을 수 있는 의자도 몇 개 비치되어 있습니다). 전부 광동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은 전혀 읽을 수 없었지만, 기성 만화책처럼 보이는 책 외에도 독립출판으로 제작된 것 같은 얇은 가제본 같은 만화책도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만화 x 영화 x 홍콩 x 대한민국” 전시에 참여했던 왕수빈 작가의 <영웅본색> 만화판이 비치되어 있어 훑어보았는데요. 그의 섬세한 화풍이 일러스트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만화의 모든 컷에 적용된다는 것에 심히 놀랐습니다. 

  

 

 천장에 걸려있는 작품들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혼합되어 있었는데요. 두 번째 세션에서 보았던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두 번째 세션에서는 보지 못했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큼지막하게 걸려있어서 좋았습니다. 컬러감이 강조되는 애니메이션 작품, 동세와 액션이 강조되는 작품, 동화책 같은 느낌의 아기자기한 화풍이 돋보이는 작품 등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아쉬웠던 점 

 쉽게 접하기 어려운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만나볼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전시이기도 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잘한 오타나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이 꽤 자주 눈에 띈 것입니다. 아무래도 홍콩아트센터에서 주최한 전시인만큼 홍콩어로 먼저 작성하고 나중에 한국어로 번역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번역 후 한 번 더 검수를 거쳤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두 번째는 동선입니다. 전시장 구조는 이런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1, 2, 3, 4라고 순서를 매겨놓은 것을 보면 전시 주최 측의 의도는 1번→2번→3번→4번 순으로 관람하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1번 입구로 들어와서 2번 전시를 따라서 쭉 안쪽으로 들어가면 원래 위치로 다시 되돌아 나온 다음, 다시 3번 전시를 따라 쭉 안 쪽으로 들어갔다가 원래 위치로 되돌아 나와야 합니다. 같은 곳을 두 번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이죠. 동선 안내를 확실하게 표시해주던가, 3번 전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2번 전시를 보면서 바깥쪽으로 나오게끔 동선을 짰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번과 3번 안쪽에는 ‘여기가 전시 마지막’이라는 표시나 막힌 부분이 없어 안쪽에 무언가 더 있나 싶어 하염없이 헛걸음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에디터가 그랬습니다…)

 또한 팜플렛에는 이 전시 장소가 ‘디자인 둘레길 1층~2층’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장소가 1층~2층이라는 것을 알고 가면 막상 전시장에는 층고를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곳이 없기 때문에 ‘다른 층에 내가 놓친 전시가 있는 건가?’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둘레길 자체가 일종의 나선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건물이기 때문에 2, 3세션이 있는 곳이 1층, 4세션이 있는 곳이 2층에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안내가 명확하게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DDP 건물 구조에 익숙하지 않으면 층수가 달라진 것을 모르고 헤맬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에디터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소에 접하기 힘든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 한국의 것을 외국 작가가, 만화라는 통로를 경유해서 재해석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 독특하고 눈에 띄는 전시입니다. 광동어가 가능하다면 직접 만화나 애니메이션 도록을 살펴보고 구매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https://www.hkacartshop.store/ 사이트에서 온라인 구매가 가능합니다.) <만화X영화 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은 올 11월 28일까지 진행되며 무료로 진행되는 만큼 마음 편하게 한 번 다녀와 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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