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만화X영화 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 : 홍콩인이 만화로 그리는 한국 영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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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BTS, <오징어게임>의 흥행 덕분에 더 이상 한국의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뉴스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즐겼던 콘텐츠가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치는지 살펴보는 것은 여전히 흥미롭죠. 게다가 그 감상이, 만화로 표현된다면요? 

한국이 만화로 홍콩와 소통한 역사는 거의 없지만 영화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중경삼림> <영웅본색> 등의 홍콩 영화는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하고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의 한국 영화는 <기생충> 이전에도 영화 좀 본다는 사람들에게는 꽤 널리 알려진 편이었습니다. 홍콩의 작가들이 한국과 홍콩의 영화를 만화로 재해석하는, 만화와 영화를 콜라보하여 홍콩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발전사를 소개하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린다기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1 만화x영화-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 전시 소개

 <만화X영화 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은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약칭 DDP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DDP 중에서도 배움터의 디자인둘레길B 1층~2층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로 나와서 DDP 살림터를 지나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배움터의 입구가 있는데요. 입구에서 QR 체크인과 온도 측정을 마치면 전시장 입구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따로 티켓을 구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펼쳐져 있는 첫 번째 세션 “만화x영화-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 전시 소개”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아주 쾌적하고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고 간단히 둘러보면 1시간 안에, 아주 세밀하게 보아도 2시간이면 전부 다 볼 수 있는 정도의 규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는 총 4가지 세션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만화x영화-홍콩만화애니메이션전 전시 소개”, 두 번째 세션은 “만화 x 영화 x 홍콩 x 대한민국 : 홍콩 만화작가가 두 지역의 레전드 영화를 그리기”, 세 번째 세션은 “만만담 : 홍콩 만화 애니메이션 발전사 (1960 ~ 현재)”, 네 번째 세션은 “하늘에 가득 찬 만화 : 최근 10년간 하이라이트 작품 전시 · 만화 간행물 · 비디오 열람구역”입니다. 

입구에 보이는 것이 첫 번째 세션인 “전시 소개” 파트고요. 왼쪽으로 가면 이 전시의 가장 메인인 “만화 x 영화 x 홍콩 x 대한민국” 세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 세션별로 어떤 내용이 있는지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만화 x 영화 x 홍콩 x 대한민국

“만화 x 영화 x 홍콩 x 대한민국”은 10명의 홍콩 작가들이 영감을 받은 한국 영화와 홍콩 영화를 만화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가들이 선정한 영화들은 <괴물>, <기생충>, <8월의 크리스마스>, <친절한 금자씨>, <부산행>과 <아비정전>과 <화양연화>, <쿵푸허슬>, <무간도>, <엽문>,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입니다. 홍콩 영화는 한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친숙한 작품들이고, 한국 영화는 90년대부터 아주 최근까지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어 조화로운 구성으로 느껴졌습니다. 

전시된 10개의 작품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작품은 강지걸 작가의 <괴물>이었습니다. 어린이 만화 작업을 하는 작가답게 괴물을 쓰러뜨리자 안에서 귀여운 토끼 괴물(?)이 나온 것도 재미있었지만, 이 작품이 특히 눈에 띈 이유는 조금 다른 데에 있습니다.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이 한눈에 보이시나요?

 

강지걸 작가의 <괴물>

 

그는 “‘괴물’의 글자 모양이 만화의 프레임과 유사한 것을 발견했다”며 ‘괴물’이라는 글자를 만화의 칸을 분할하는 프레임으로 활용했습니다. ‘옷’과 같은 글자가 한국인들에게는 그냥 한글 문자에 불과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사람 모양처럼 보인다는 일화가 떠오릅니다. 한글의 모양을 만화의 프레임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은 외국인의 시선에서만, 만화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닌가 싶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작품이야말로 한국x홍콩의 콜라보레이션이자 만화x영화의 콜라보레이션인 이 전시에 그야말로 제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흑백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영화를 각각 한 컷에 담아낸 고패연 작가의 <아비정전>과 <화양연화>, 어쩐지 만평을 연상시키는 소민이 작가의 <기생충>, 효과음과 집중선을 활용해 호쾌한 액션신을 담아낸 맥천걸의 <엽문>, 영화의 잔잔한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소묘가 돋보이는 리지달의 <8월의 크리스마스>, 연필선 같은 느낌으로 일면 건조한 듯 심플하게 연출한 이백훤의 <무간도>, 좀비들을 습격을 클로즈업과 풀샷으로 박진감 있게 담아낸 사심용이의 <부산행>, 붓펜을 활용한 액션과 함께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고수들을 조명한 광지걸의 <쿵푸 허슬>, 적은 컷 수로 색채의 대비를 살린 강기의 <친절한 금자씨>, 섬세한 펜선으로 사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왕수빈의 <천녀유혼> 등, 다른 작품들도 각자의 스타일로 한국영화와 홍콩영화를 재해석해낸 것이 돋보였습니다.

 

(2)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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