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유노?”로 신의 위치에 도전한 사람의 이야기 – K로운 생활 슈펜, 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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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노? 하면 생각나는 짤방, 다들 있으시죠? 강남스타일부터 유구한 역사를 가진 그 짤방, 한국인이라면 여러가지 감정이 들게 될 수밖에 없는 그 짤의 내용이 이세계에서는 경배의 대상이라면, 여러분은 어떠실 것 같나요?

이 상상을 작품으로 만든 것이 <K로운 생활>입니다. 그림을 그린 전분 작가님은 사정이 있으셔서, 글 작가인 슈펜 작가님을 만나봤어요.

Q. 작가님 반갑습니다! 먼저 독자분들께 소개 한번 부탁드릴게요.

슈펜: 저는 이번에 신진스토리작가 육성 지원사업을 통해서 처음 웹툰 스토리 작가로 오리지널 웹툰을 제작한 슈펜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K로운 생활> 한번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슈펜: <K로운 생활>은 한식 요리사인 주인공이 ‘국뽕의 나라’ 케이로시아에 떨어져서 치트키를 쓰며 신의 생활을 즐기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장르는 개그가 중심이 된 작품인데, 거기에 로판을 약간 더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한국인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재인 것 같아요. 협업을 함께 한 과정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슈펜: 이번에 그림 작가님을 찾을 때 멘토분이 그림 작가님을 소개해주셨거든요. 전분 작가님이 개그 작품을 하셨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너무 연출이나 센스가 마음에 들어서, 아예 섭외 되기 전부터 레퍼런스로 전분 작가님 그림을 써야겠다, 했는데 마침 멘토님이 소개를 해 주셨어요. 저는 기대를 안 했는데 흔쾌히 전분 작가님께서 응해주셔서 너무 좋았죠.

더군다나 전분 작가님께서도 이 작품을 되게 재미있어 해 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이렇게 취향이 맞는 분이랑 함께 하게 된 것이 가장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 제 작품을 좋아해주실 분이 함께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분 작가님이 그런 분이셨던 거죠.

특히 개그물이기 때문에 코드가 맞아야 더 재미있게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전분 작가님과 교류를 하면서 방향성을 정하고, 원고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이 과정에서 작가님께서 굉장히 꼼꼼하셔서 제가 말씀 드렸던 부분을 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히 작업했습니다. 또 워낙 개그 작품을 하셨던 분이라 아이디어에도 거침이 없으셔서 그게 정말 좋았어요.

"두유노? 케이로시아?" "두유노 K로운생활?"

Q. 아무리 마음이 잘 맞아도 협업을 하시다 보면 힘든 과정도 겪게 되잖아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금 더 여쭤봐도 될까요?

슈펜: 저는 시간이 꽤 많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되게 빠르더라구요. 원고와 굿즈를 병행하는 것도 그렇고, 효율적으로 일하는게 정말 중요해서 스토리보드 작업이나 이런 부분도 그렇고, 의사소통에서도 ‘대충 다 이해되셨겠지?’하고 생각하면 반드시 의견차이가 생기더라구요. 그 부분을 계속 조율하는 과정이 ‘작업’이라고 부르는 거구나 하고 배우게 됐습니다.

그렇게 의견을 계속 주고받는 과정이 있다 보니까 하나로 방향성이 잡히더라구요. 그 경험을 해 보니까 최대한 자세히 공유하고 설명하는게 협업을 잘 하는 방법이구나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특히 이미지 레퍼런스를 자세히 보여드리는게 중요하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됐구요.

Q. 이야기를 만드실 때, 자칫하면 설정의 바다에서 헤맬 수 있잖아요. 작가님은 그런 경험 없으셨을까요?

슈펜: 처음에 주인공의 목적성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개그도 보여줘야 하고, 로판이 가미되어 있다 보니 여주인공의 목적도 설계해야 하고, 그렇다고 옴니버스처럼 아이템만 계속 나오면 패턴플레이로 지루해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주인공의 목적과 “K 아이템”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나 이걸 가장 많이 고민했어요. 또 사건과 개그를 어떻게 배치하나, 뭐가 더 강해야 하나 하는 것들도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아무래도 장편 기획이다 보니 초반부에 힘을 많이 주었고, 중후반부 디테일은 아직도 고민을 좀 더 해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으악 작가님 농도가 너무 짙습니다

Q. 말씀하신 “K 아이템”이요, 웃기지만 우습게 만들면 곤란하고, 또 그렇다고 진지하게 받으면 안 되는 거란 말이예요. 어떤 고민이 있으셨을지 궁금합니다.

슈펜: 저도 기획할 때는 재미를 가장 큰 가치로 놓았어요. 그래서 <K로운 생활>이 보면서 즐길 거리가 있는지를 많이 봤거든요. 처음에 할 떄는 ‘오, K가 붙은게 많다’ 싶어서 재미는 있겠다 싶은데, 그냥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알맹이가 필요하잖아요. 뭔가 드라마가 필요하다 싶었어요. 그래서 로맨스 판타지 장르를 섞어서 로맨스 판타지의 뼈대에 국뽕으로 살을 입히면 뻔하기보다 오히려 신선하게 보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또 ‘K 아이템’도 더 부각될 수 있을 것 같았죠. 그 상황 자체도 되게 코믹하니까 개그도 더 살구요. 그래서 이 조화를 잘 보여주려고 개그와 효과를 잘 만드는 작업이 주된 고민이었던 것 같아요.

짤방의 연속이 만화가 아니듯, <K로운 생활>도 짤만으로 승부하진 않는다구욧

Q. 반면 “K”가 붙는 것이 긍정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걸 유쾌하게 풀어내려면 개그가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슈펜: 맞아요. 그래서 저는 개그에서 중요한 게 과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웃길 거면 뻔뻔하게 세게 터치해야지, 아끼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거든요. 가끔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야?’ 하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지만, 그 정도까지 해야 빵빵 터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개그는 취향으로 가기 때문에, 이 코드를 맞춰서 간다면 아예 초반부터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자 싶었고, 그래서 첫 에피소드부터 김장을 보여주기도 했구요.

물론 당연히 개그라서 ‘이게 재밌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그 때 마다 전분 작가님께서 자존감을 올려주시는 편이예요. 주변에서 정말 재밌다고 한다고, 그래서 개그를 어떻게 보여주나 고민하기보다 보여드리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너무 “웃겨야지!” 하면 안 웃기잖아요. 오히려 드라마에 개그를 녹이려는 시도를 많이 하려고 하고 있어요.

Q. 그럼 직접 말을 해보거나 시연을 해보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어떻게 개그를 짜시는지 궁금해요.

슈펜: 저는 해보니까 아예 여러 버전의 스토리를 써보는 편이예요. 너무 하나를 잡고 잘 쓰려고 하니까 하나 딱 뽑아 놨더니 잘못된 부분만 보이더라구요. 가볍게 여러 개 뽑아서 보는게 낫고, 그렇게 비교하다가 더 좋은 게 있으면 보여드리고 의견을 여쭙고 하는 편이예요.

시간이 모자랄 수도 있는데, 그림 그리는 전분 작가님에 비하면 시간은 괜찮은 편이죠. 그래서 초안은 저만 보니까 막 써도 되잖아요. 정성껏 대사를 쓰기보다 느낌만 전달하는 식으로 전달하고 하다 보니까 여러 개 뽑아서 비교하는 것도 시간적으로는 막 쫓기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이 작품, <K로운 생활>은 어떤 매력이 있는 작품인가요?

슈펜: 그냥 말로만 들어도 감이 오시겠지만 “국뽕의 나라”라는 것 자체가 신선한 세계, 웃긴 세계관이라는 느낌이 드실 것 같아요. 한국 독자라면 공감할 K 아이템이 에피소드마다 등장을 하고, 그렇게 친근하게 보실 수 있는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판타지 세계라고 너무 어렵고 장대하기보다 쉽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개그 뿐만 아니라 로판의 매력도 살려서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들과 주인공과의 케미를 살려서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작품을 기대하고 계실 독자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슈펜: 첫 장편이지만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노력 기울이고 있으니까 독자분들 꼭 재미있게 봐주시구요, 많이 웃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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