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는 위대하다! 도라에몽 팬 중국 공룡학자가 공룡에 ‘노진구’ 이름을 붙였다

 

1969년부터 약 30년간 연재되어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 노비타(노진구)의 이름을 딴 공룡이 탄생했습니다. 도라에몽 5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 <진구의 신공룡>에서 노진구는 도라에몽의 ‘요술보자기’로 부화시킨 공룡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했는데, 그 꿈을 현실에서 대신 이뤄준 덕후 공룡학자가 나온 겁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의 지난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지질대학교의 싱리다(邢立達?) 교수팀은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새로운 공룡의 발자국을 발견했고, 이 공룡의 학명을 ‘에우브론테스 노비타이’로 지었습니다. 노비타이는 노진구의 원작 이름 노비 노비타(野比 のび太?)를 라틴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싱리다 교수(오른쪽)와 조교의 모습. (출처=중국 지질대학교)
지난해 7월 청두(成都) 남쪽 강에 떠내려온 암석 표면에서 공룡 발자국 4개의 화석을 발견한 싱리다 교수팀은 발자국을 연구했습니다. 갈고리 발톱이 달린 발가락이 3개 있었고, 보폭과 발자국 크기 등으로 미루어 1억 2,500만년 전 백악기 전기에 몸길이 4m 가량의 육식공룡이 시속 4km로 걸어가며 남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전에 알려진 적 없던 새로운 ‘에우브론테스’의 아종이 남긴 발자국으로 판단했습니다. 19세기 미국 코네티컷에서 발자국 화석으로 발견된 쥐라기 육식공룡에 붙은 이름인 에우브론테스는 지금까지 남극대륙을 제외한 전세계 지층에서 수십종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연구팀이 이번에 발견한 발자국은 지금껏 발견된 것들과 발가락 방향이 달랐습니다.
싱리다 교수는 학명에 노진구의 이름을 딴 것에 대해 “도라에몽 시리즈의 팬으로서 노비타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고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도라에몽 시리즈에는 동물을 좋아하는 노비타가 공룡시대로 모험을 떠나는 에피소드가 여러 차례 등장하고, 게임까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에서는 해당 화석의 복제본이 2021년 11월 30일부터 도쿄 국립과학박물관에서 미니 기획전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이 화석의 복제본은 <도라에몽>의 작가인 후지코 F 후지오 박물관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도라에몽>의 공식 홈페이지인 ‘도라 월드’에서는 이번 명명을 기념해 단행본 44권에 수록된 “공룡의 발자국 발견” 에피소드를 2021년 7월 14일까지 무료 공개하고 있습니다. 
싱 교수는 “노비타와 도라에몽 친구들의 공룡 모험은 지금도 가끔 그리워하는 어린 시절의 보물”이라며 “좋아하는 마음을 학명으로 나타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싱 교수는 공룡 발자국 화석 전문가로 2019년 중국 장시성에서 아시아 최초의 티라노사우루스 발자국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한편, 2020년 인도에서 발견된 뱀에 해리포터 팬이었던 학자가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이름을 따 학명을 붙였고, 나사에서는 최초의 우주왕복선과 현재 연구중인 아광속 우주선의 이름을 스타트랙에서 따온 ‘엔터프라이즈’로 짓기도 했습니다. 덕후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떠오르는 훈훈한 일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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