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FA’가 모여 네이버-카카오에 맞설(?) ‘ITI 코리아’를 창립했다

 

 

구글, 애플, 아마존웹서비스, VMA웨어 등 5개사가 주도해 한국에서 IT기업 단체를 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선비즈가 보도했습니다. 네이버-카카오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IT, 반도체 기업 등이 모여 있는 단체인 미국 정보기술산업협회(ITI)가 지난달 20일 한국지부인 ‘ITI 코리아’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TI(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는 1916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처음 설립된 단체로,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즉 ‘GAFA’라고 불리는 4대 테크기업 뿐 아니라 삼성, SK 하이닉스, VISA, 마스터카드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 80여개가 가입해 있는 단체입니다.

 

한달 전 설립된 ITI 코리아는 설립 사실 자체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선비즈는 ITI 코리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창립멤버인 구글, 애플, 페이스북, AWS, VM웨어 등의 5개 사가 이사회 멤버를 맡고, 회원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즉,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기협에서 맡고 있는 ‘수석부회장사’를 5개사가 전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ITI 코리아 멤버 일부는 인기협에도 가입해 있습니다. 하지만 인기협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도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외국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인기협에서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기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논란에 인기협이 공개적으로 비판 성명을 발표했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코리아가 회원사로 있는 인기협이 공개적으로 구글을 비판하면서, 외국계 기업들이 뭉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외국계 IT 기업들은 인기협에 주요 사안에 대한 목소리 대변을 요구했지만, 번번히 묻히고 말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ITI 코리아 대표는 방송통신 분야 법률 전문가인 권순엽 변호사(법무법인 광장)가 맡았습니다. 설립 취지에 대해 권 대표는 이날 조선비즈와 전화 통화에서 “한국에도 ITI와 비슷한 인기협 같은 단체가 있지만 외국계 기업들만의 고민이 있다”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더 많은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 구글의 입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텃세를 부리는 걸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 납득이 가긴 합니다. 그런데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국내 기업의 텃세’를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이 세운 ‘글로벌 스탠다드’를 일방적으로 따르라고 하는 건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조선비즈에선 제목으로 ‘네이버-카카오 독재 못 참겠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독재를 하고 있다면 구글과 애플은 제국주의적 면모를 뽐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여러모로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는 가운데, ‘GAFA’ 네 기업이 포함된 ITI 코리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주목해봐야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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