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도 연달아 ‘투자 러시’를 시작한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투자 러시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미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가운데 디즈니+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진출이 점쳐지면서 국내 OTT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웨이브가 2025년까지 1조원 투자를 밝히면서, 국내 OTT 중에서는 최초로 1조원대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웨이브는 이미 2019년 출범 당시 2023년까지 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7천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 위해 대주주인 SKT가 1,000억원을 유상증자해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웨이브는 이어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개발 전문 스튜디오 설립도 상반기 내에 예고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습니다.
SKT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서 손을 뗀 것으로 보입니다.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정호 CEO는 기자들에게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협력 가능성을 일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밝히면서 자체 경쟁력 확보와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견디는 것이 (콘텐츠 사업에서는)중요한데, KT의 콘텐츠 사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 까지 지원할 수 있다”면서 “3사(티빙, 웨이브, 카카오)보다 투자금액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웨이브가 2025년까지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KT의 투자금액이 관심을 모읍니다. 특히 KT는 자체 OTT, 음원 서비스(지니), 웹툰 플랫폼(케이툰) 등 다양한 IP를 한번에 활용할 수 있는데다 통신사의 장점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어 기대를 모읍니다.
CJ ENM의 티빙은 2023년까지 4천억원 가량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고, 카카오TV 역시 2023년까지 3천억원을 들여 오리지널 콘텐츠 240여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KT의 투자 규모는 오리지널 타이틀 100개를 2023년까지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타이틀당 50억원~5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웨이브와 비슷한 규모를 이루게 될 것으로 짐작됩니다.
물론 이런 투자규모는 글로벌 OTT 서비스의 투자규모에 비하면 아직 시작단계입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작품에만 약 5,60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연히 점유율 역시 1위가 24%를 차지한 넷플릭스, 큰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웨이브가 고작 7%에 그쳤고, 티빙(5%)을 제외하면 나머지 플랫폼은 3% 이하에 그쳤습니다. KT의 시즌은 2%에 그쳐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구현모 대표가 ‘버티는 것’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16개월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디즈니플러스가 연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업체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콘텐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OTT플랫폼 간 동맹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T는 카카오와 동맹관계를 구축,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웨이브에도 동시 편성하고 있습니다. 티빙은 네이버와 손을 잡는 한편, JTBC와 OTT 합작법인을 설립해 CJ ENM과 JTBC 스튜디오의 방대한 콘텐츠를 유통하면서 동시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시적인 동맹이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합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글로벌 OTT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택해볼만 하다는 겁니다. 이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업체들이 ‘한국OTT협의회’를 발족, 정책대응을 위한 조직화에 나서면서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투자단계이기 때문에 통합 논의보단 정책대응을 통한 공동의 목적에 대응하기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플랫폼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당장 합병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웹툰 플랫폼 군웅할거 시대 이후에 보여졌던 플랫폼의 소멸이나 흡수합병 등이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OTT 서비스의 플랫폼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엄청난 규모의 투자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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