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SIGHT “COSMOS” ? 드넓은 우주에 남겨진 우리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이 보이저 1호가 약 61억 킬로미터 거리에서 촬영한 지구를 두고 한 말이다. 그는 1990년 2월 14일 촬영된 이 사진은 이 우주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드러내는 동시에, 우리에게 이 작은 점이 가지는 큰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BERN 작가가 그린 <COSMOS>는 같은 제목을 가진 책이지만, 조금 더 미시적인 세계, 그러니까 지구의 한 켠에 살아가는 존재들을 그린다. “예언자”라고 불린,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우주비행사, 함께 포기하지 말고 글을 쓰자던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들은 사람, 부모님이 대신 상황을 겪게 되었는데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는 ‘도믿맨’을 만난 사람, 아주 오래 전 우주 비행을 떠난 남편을 둔 할머니의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는 사람이 전해들은 이야기.

 

우주 멀리부터 방구석까지, ‘인간’의 삶이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단편집이기에 단편집이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부모와 자식, 사랑의 의미와 정의, 사회제도의 불합리까지 다양한 지점을 짚어낸다. 뿐만 아니라 작가가 펜으로 그려낸 선은 흑백 톤으로 차분하게 정렬되어 있어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보이저 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

 

 

작품이 들여다보는 세계는 미시적이지만,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지구라는 공간 안에서 거시적이다. 오히려 <코스모스>가 미처 잡아내지 못했던,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한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류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에겐 동등하게 열려 있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코스모스>의 관점에선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은 부질없지만, 그것이 실질적으로 억압하는 사람들을 지우는 역효과도 일어나는 셈이다.

 

작가의 질문은 다시 돌아와 “왜 여성은 그래야 하는가?”로 확장된다. 왜 여성은 사랑하고, 희생하고, 인내해야 하는지 묻는다. 만화 <COSMOS>는 여성 주인공을 통해 “여성은 왜”라는 질문을 통해 거꾸로 “왜 여성서사를 그려야 하는지”로 접근한다. 이 시도는 그 자체로 답을 찾아내기 위한 시도에 가깝다. BERN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은 딜리헙 페이지를 통해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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