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진흥원 ‘2018 웹툰작가 실태조사’ 보고서 살펴보니…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6일, 하루 평균 열시간 이상 근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웹툰 작가 실태를 분석한 “2018 웹툰 작가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웹툰 작가 558명을 대상으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온라인 설문조사와 FGI를 실시, 웹툰 작가들의 실태 파악과 더불어 개별 의견도 수렴했습니다

 

 

 

 

* 하루 평균 10.8시간, 일주일에 5.7일 창작활동

 

이번 조사에서는 2016년 이후 데뷔한 작가가 35.3%로 가장 많았고, 연령대는 30대 이하가 78.5%로 대부분 젊은 작가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웹툰 관련 정규 교육을 받은 경우가 69.5%였고, 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도 30.5%에 다다랐습니다. FGI 응답에서는 웹툰 관련 정규 교육을 받는 것이 데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작가들이 활동하는 곳으로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가 31.2%, 유료플랫폼 작가가 68.8%로 유료플랫폼 작가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응답한 작가들 중 단체, 협회등에 가입한 작가는 절반 가량(50.5%)로, 미가입 작가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대부분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본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어서 가입을 하지 않은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응답 작가들 중 최근 1년간 작품을 연재한 작가 절반 가까이는 연 수입이 3천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 대비 창작 활동비용 평균은 42.3% 수준이며, 하루 평균 창작활동 시간은 10.8시간, 주중 평균 창작활동일수는 평균 5.7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종합해보면 하루 11시간씩 주 5~6일씩 일하면서도 3천만원 이하를 벌고 있었던 셈입니다. 특히 6일을 작업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5.8%로 가장 많았고, 7일 일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26.5%로 둘을 합치면 절반이 넘었습니다. 

 

이미 수년간 지적되고 있는 웹툰 작가의 높은 노동강도와 긴 노동시간은 아직도 개선이 요원해 보입니다. 같은 문제 제기를 계속 하는데도 고쳐지지 않는 건 아직 산업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서기도 하지만, 그것을 ‘관행’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기 떄문이기도 합니다. 

 

 

 

* 표준계약서, 대부분 존재는 알지만 본인 계약서가 어떤지는 몰라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표준계약서였습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계약의 경우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지만, 보통 부속합의서를 통해 2차적 저작권, 해외연재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2차적 저작권, 해외 판권이 제작사 또는 연재 플랫폼에 유리하게 체결되는 불공정 사례(26.2%)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외의 불공정 사례로는 불공정한 계약 조건을 강요하거나(15.8%), 적절하게 수익배분을 받지 못하거나, 수익분배를 제한하거나 지연하는 행위(13.8%), 계약서에 포함된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 없이 계약을 진행(13.6%)등이 있었습니다.

 

작가들 대부분(83.7%)은 표준계약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체결한 계약서가 표준계약서로 작성되었는지 모르는 작가들이 다수(42%)로 표준 계약서에 대한 교육이 시급했습니다. 다만 프리랜서로 흩어져 있는 작가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와 개별 작가들이 직업인으로서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등에서 원로 작가가 아닌 젊은 작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예술인재단에 등록했을 때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활동과 만화가들 스스로도 본인들의 목소리를 모을 구심점에 모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진단입니다.

 

한편 웹툰 창작에 필요한 보조인력(어시스턴트) 활용에 관한 정책과 제도 마련의 필요성 역시 제기되었습니다. 응답 웹툰작가의 절반(50%)이 보조인력 활용 경험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보조인력 고용은 지인, 또는 지인의 소개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임금을 보장받는 등 피해를 받았을 때 보조인력을 구제할 수 있는 방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웹툰이 본격적으로 산업규모로 성장하면서 보다 체계화 된 시장구조는 물론 내부 체계의 점검과 정책,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 “플랫폼 전쟁” 이후 작가들 지킬 방법 마련해야

 

물론 오랫동안 해 온 이야기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리 만무합니다. 게다가 시장의 변화는 지난 문제들의 해결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한동안 ‘플랫폼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춘추전국시대처럼 많은 플랫폼들이 등장했지만, 이제는 ‘플랫폼 전쟁’이 끝나고 ‘IP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작가나 소규모 제작사,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대규모 플랫폼에 작품을 유통해야 하는 상황에서, 네이버나 카카오페이지 같은 플랫폼 역시 애플과 구글이라는 또다른 플랫폼 전쟁의 승자 아래에 종속되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예전에는 유통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었다면, 이제는 대규모 유통플랫폼에 입점하지 못하면 성장 가능성마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특히 모바일에서 결제가 대부분 일어나는 현재 콘텐츠 시장의 경우 매출의 30%가 애플과 구글에 수수료로 지급되며, 또 이후에 플랫폼과 작가가 분배비율을 설정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계약상의 불균형과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업무량은 작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더불어 기업은 개인과 계약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에이전시와 제작사 등은 개인 작가들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작품이 배급되는 단계가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플랫폼-제작사-작가 간 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당사자간 협의할 수 있는 테이블을 우선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번 실태조사는 웹툰 작가들에게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구성을 보기엔 부족하다는 한계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보다 공정한 시장이란, 천장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바닥을 단단하게 하고, 새롭게 유입되는 사람들에게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플랫폼과 제작사, 에이전시등은 물론 기성 작가들의 태도 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갈 길이 먼 웹툰 산업이 불공정 계약이라는 고칠 수 있는 장애물에 허우적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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