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웹툰, 그 세계를 확장하라 – ‘계란계란’ 작가 & ‘조커포지’ 인터뷰 2부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시작하기 전 웹툰인사이트에서는 ‘헌티드스쿨’의 계란계란 작가님과 ‘헌티드스쿨’의 또 다른 미디어믹스인 TRPG 제작을 진행한 ‘조커포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진행한 ‘헌티드스쿨’은 높은 금액의 목표액을 가볍게 넘기며 목표를 달성하였습니다. 그만큼 웹툰 세계를 기반으로 한 TRPG에 대한 기대가 그 만큼 높지 않았나 싶습니다. 

과연 그들은 어떤 꿈을 꾸며, 그 길을 향해 같이 달려가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  쿠로, 커리, 계란계란, 아라드 ]

 

< 인터뷰참가자 >

* 계란계란 :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오늘은 자체 휴강’, ‘헌티드스쿨’ 등 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들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신규 웹툰플랫폼에서 ‘남녀상열증후군’이라는 작품으로 성인 작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커리 : 일본에서 게임 개발 업무 경력이 있으며, 큰 꿈을 펼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와 ‘조커포지’를 창립하였습니다. 

* 쿠로 : 조커포지 사운드디렉터를 맡았으며, 계란계란작가님을 설득하여 ‘헌티드스쿨’ TRPG 제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능력자입니다. 

* 아라드 : 조커포지 게임 기획자. 하지만 헌티드스쿨 TRPG로 인하여 웹툰 관련 상품 전문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 2부. 조커포지 웹툰의 다양한 미디어믹스에 도전하다 ]

 

(1) 헌티드스쿨 TRPG 옷을 입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헌티드스쿨 TRPG 관련 이야기로 넘어가 보지요. 웹툰 세계관을 기반으로 TRPG를 제작한다는 것에 대해 사실 크게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TRPG가 2000년도에 큰 붐 이후 지금은 많이 죽지 않았나 싶었기에… 그 도전에 더욱 큰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커리) 확실히 2003년 전후로 꽤 죽었습니다만, 최근 불사조처럼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당장 텀블벅만 봐도 모금액 상위랭킹에 TRPG관련 내용이 포진하고 있죠. 그 원동력에는 오랫동안 국산 게임이 나오지 못해서 쌓인 국내 TRPG유저의 한(恨)이 있습니다.

계란) 저도 전문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당시 재학 중이던 학교에서도 붐이 일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TRPG 경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가장 유명한 룰인 D&D, 겁스(GURPS) 등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겁스 요마야행(ガ?プス?妖魔夜行)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이후 ‘헌티드스쿨’이나 기타 작품들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 헌티드스쿨 TRPG 플레이 중 ]

 

헌티드스쿨의 독자로써 일반적인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도리어 게임 캐릭터에 더 적합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였습니다만.

 

계란) 실제로 캐릭터를 생성하는 작업에서 캐릭터 능력치를 잡아서 반영하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와 같이 느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커리)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에서 살다보니 웹툰을 읽는 습관자체가 없었는데, 이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계란 작가님 작품을 읽어보며 느낀 점이 ‘아, TRPG해보신 분이구나.’ (일동 웃음) 저희 같은 TRPG꾼들은 동족을 만나면 촉이 옵니다. TRPG 규칙엔 그 규칙만의 사상, 캐릭터를 담아내는 틀 같은 게 있거든요. 그런 게 느껴지는 작품이라 같이 일하기 편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RPG 룰북(규칙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이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커리) 스토리에 따라 어울리는 매체가 다릅니다. 영화로 만들었을 땐 좋았는데 원작만화를 보면 미묘한 것도 있고, 소설일 땐 좋았는데 라디오드라마로 들어보면 안 좋은 것도 있죠. TRPG또한 마찬가지인데, 헌티드스쿨은 TRPG화하기 좋은 작품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크게 두가지로 나누자면 첫번째로 ‘하나의 캐릭터에 모든 조명이 집중되지 않고 지분을 골고루 나눠가진다’는 점과 두번째로 ‘사건의 성질이 그 주연들에게 귀속되지 않는다’ 였습니다. 대부분의 소설은 하나의 인물만 잘나가는 원맨쇼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런 건 만화로선 좋지만 참가형 게임인 TRPG에선 매우 좋지 않고, ‘콘크린트 라비린토스’에 나오는 기둥은 꼭 그 애들이 아니어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애들은 어쩌다 그 학교에 다니고 있었을 뿐이지 무슨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게 아니거든요. 다른 학생이 사건에 참가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죠.

 

 

[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에 공개된 후기 내용 중 ]

 

새비지월드라면 원작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커리) 새비지월드(SAVAGE WORLDS)는 Fast! Fun! Furios!의 기치아래 뭐든지 빠르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진 쉬운 규칙들입니다. 액션요소가 있는 모든 작품에 어울립니다. 최근 국내에도 정발판이 나오는 등 TRPG계에서의 보급율이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범용룰이라서 뭐든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계란) 원작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도깨비라던지, 산신령이라던지. 심지어 외계인도 나오기도 하니까요. (하하하) 원래부터 저의 만화는 한국설화중심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캐릭터들이 잘 살아 나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쿠로) 새비지월드의 국내 판권사 사장이 친구기도 하죠.

이세인) 가장 큰 이유이군요.

커리) 팔은 늘 안으로 굽습니다. (일동 웃음)

 

최근 웹툰 시장에서 미디어믹스는 상당히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TRPG로써의 도전은 상당히 독특한 도전인 것 같습니다. 진행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쿠로) 제가 계란계란 작가님과 인연이 있던 것은 군대시절부터였습니다. 공군 시절 서로 인트라넷을 통해 이야기를 하였지요. 하지만 이와 같은 인연이 사회에서도 이어지기는 힘들었습니다. 계란계란 작가님께서는 SNS도 하시지 않으시기 때문에 더욱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바로 같은 작업실을 사용하시는 환상거북 작가님을 통해 연락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와 같은 건의를 하였을 때 계란계란 작가님께서도 TRPG 경험이 있으시다 보니 긍정적으로 봐 주신 것 같습니다.

커리) 원래는 다른 분이 다른 TRPG출판사에서 진행하시던 프로젝트였는데 그쪽에서 진행이 잘 안됐습니다. 그래서 담당자였던 쿠로군이 그 회사에서 나왔고, 아이템이 아깝다고 여겨서 다른 진행자를 찾고 있었죠. 저 같은 경우는 당시 일본에서 게임 프로그래머를 하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쿠로군이 말하는 사정을 들어보니 이거 이대로 내버려두면 큰일이겠다 싶었죠. 어떻게 보면 이게 웹툰계와 TRPG출판계의 첫 협업사례 아닙니까. 그런데 이대로 프로젝트가 뭉개져서 첫 단추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면 향후 안 좋은 영향만 끼칠 거 같았습니다. 저는 한국 컨텐츠 산업의 아방가르드가 웹툰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만화가 가진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저런 데랑 못 엮이면 영영 TRPG업계는 커지지 못할 거 같더라구요.

쿠로) 정말 좋았던 것은 이와 같은 고민에 작가님께서도 깊이 통감해 하여 주신 것은 저희들에게 있어서 정말 큰 축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커리) 최근 TRPG 시장은 2년 사이에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지금을 ‘르네상스’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이니까요. 이와 같은 시장에는 다양한 환경적 변화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게 ‘크라우드펀딩’이 있습니다. 이전부터 TRPG를 다시 부흥하자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지만, 자금줄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탁상공론으로 끝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소액투자라는, 자국어 룰로 한번 못해보고 서러움을 당하던 TRPG인들의 한을 물리적인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연금술이 도입된거죠. 여러 출판사나 개인 룰제작자가 펀딩에 성공했고, 발간까지 잘 진행된 케이스가 많습니다.

 

[ 하지만 달궈진 철판에 끌려가기도… ]

 

 

(2) 조커포지 웹툰의 또 다른 미디어믹스 ‘슈퍼 웹툰 대전’

 

첫 제안에 모바일 게임에 대한 도전 계획도 있었습니다. 사실 도전 금액인 1억원에는 달성하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왠지 준비하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

 

커리) 그래도 만들 작정이었습니다.  저는 할 줄 아는게 사실 게임 만드는 거 밖에 없습니다. 현재 기획은 모두 끝나있는 상태이고 실프로그램 작업과 인게임 리소스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펀딩 후원자상품 개발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보니 조금 진척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게임이 뚝딱 몇 달만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목표로는 2016년 3월에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 일정으로는 굉장히 길게 느껴집니다.

 

커리) 모바일게임도 제대로 만들면 1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했을때 반년은 걸립니다! 일반적인 한국의 인디게임은 보다 적은 인원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작년까지 하던 게 그런 일이라 관련 작업에 있어서 다른 게임들에 비해 큰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정 산정에 있어서도 런칭 이후 일정까지 고려하여 결정하였습니다.

 

이번에 작업하는 TRPG와는 연동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커리) 큰 연관성은 없습니다. 물론 이번에 펀딩을 하신 분들은 저희의 코어 유저층이므로, 공짜 5성 카드 같은 혜택이 주어지게 됩니다만 세계관적으로 연동이 되지는 않습니다.

 

웹툰과 게임 최근에 많은 시도와 함께 좋은 결과들을 거두고 있습니다.

 

커리) 미디어믹스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있습니다. 표현상의 문제로 웹툰이 다 표현해내지 못한 세계관을 게임은 다른 방식으로 조명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최근 성공하고 있는 ‘삼국전투기’와 ‘갓오브하이스쿨’들은 원작의 세계관을 정말 잘 흡수해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들이 제작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은 기존 웹툰 원작 게임들과는 굉장히 다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슈퍼 웹툰 대전>과 같은 형태라고 해야 할까요. 룰북으로 만들고 있는 ‘헌티드스쿨’ 의 1년 후 세계관이 게임 내에서 사용될 수 있겠습니다만, 목표로 하는 전체 세계 중 일부일 뿐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희는 환상거북 작가님의 ‘하숙집 도로시’의 ‘도로시’와 계란계란 작가님의 ‘헌티드스쿨’의 유소연이 서로 크로스 카운터를 날리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세인) 어서 환상거북 작가님을 찾아 가셔야겠군요.

쿠로) 환상거북 작가님 곧 찾아 뵙겠습니다!

 


[ 인터뷰 이후 실제 미팅이 이어졌으며, 환상거북님도 이 축제에 참여하시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

 

커리) 이렇듯 저희 회사는 흔히 이야기 하는 인디게임 개발사입니다. 설립한 지도 얼마 안됐고요. 하지만 저희들의 최종적인 작품은 서서히 참전작을 늘려서 여러 웹툰 작품들이 하나의 게임 안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계란계란작가님과 함께 작업하게 된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인사와 앞으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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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계란계란 작가님과 조커포지 분들께서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커리) 제가 만들 작품들은 하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각각 작품들 마다 서로 이어지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요소들 하나하나를 깨알처럼 집어넣어서 찾는 재미를 추구하고 싶군요. 결국 나중 작품들을 알기 위해서는 과거 작품들 보셔야 합니다. 어서 작가님꺼 정주행 해주세요. (일동 웃음)

계란) 만화를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작과 연결고리가 있으면 좋지만 그렇다고 전작에 의존적이면 안 된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품들에 있어서 복선이 주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 작품은 그 작품 자체로서 즐길 수 있어야 하지요. 앞으로도 작품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손목 브레이킹은 언제하시나요?

 

 

[ 곧 갑니다. 손목 브레이킹하러.. ]

 

커리) 당연히 만듭니다. 손목 브레이킹 영상.
계란) 아, 약 400권 분량을 사인해야 하지요. 어흑흑.

 

커리) 어….게임을 만드는 입장으로서, 비단 웹툰의 인기를 업고 단순하게 편승하는 게임이 아닌, 원작을 존중하고 게임 콘텐츠로써 큰 의미를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원작을 손상시키지 않고 게임에 녹여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쿠로) 섭외, 상품개발과 추가적으로 사운드개발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입장으로써 독자분들이 만족할 만한 내용을 제공하여 드리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펀딩을 해주신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만족할 만한 내용을 주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으며, 정말 만족할 만큼의 결과물을 뽑아 내었습니다.
또한 게임쪽 프로젝트에선 그 자체로도 큰 가치를 둘 수 있는 OST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대하여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얼굴 모자이크는 작가님께서 처음 보내 주신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음을 밝힙니다. ]?

 

기존에 없던 상상과 구현능력은 바로 TRPG를 통해 얻은 값진 경험들로부터 태어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헌티드스쿨’ TRPG로 깜짝 놀랄만한 인상을 심어 준 것에 이어 또 다른 기발하지만 완성도 있는 웹툰 관련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그 목표와 실행력에 놀람과 함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모바일 게임이 완성될 쯤하여 다시금 찾아 뵈어 그 모습을 전달 하여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웹툰 그 세계를 확장하라 – ‘계란계란’ 작가 & ‘조커포지’ 인터뷰 1부

[인터뷰] 웹툰 그 세계를 확장하라 – ‘계란계란’ 작가 & ‘조커포지’ 인터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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