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웹웹] 불꽃을 손에 쥐고 살아가는 사람들

 나는 웹툰 댓글란을 잘 보지 않는다. 웹툰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독자들에게 영향을 받기 싫어서라고 둘러대곤 있지만, 사실 2008년 이후로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다. 댓글 대신 방송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렇게 비정기적으로나마 글을 쓰고 있기에 작가에게 미안한 점을 조금 덜고 있다. 방송을 하면서 덧글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덧글은 해당 컨텐츠를 소비한 사람들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팬카페 등과 같은 닫힌 커뮤니티완 달리 열린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소위 ‘네임드’를 위시한 위계질서가 끼어들 개연성이 적다. 또한 컨텐츠 생산자, 여기선 웹툰 작가또한 자신의 생산물에 대한 피드백을 빠르게, 불특정 다수에게 받을 수 있다는데 그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내가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댓글란을 보지 않는 것은 단점들 때문이다. 인터넷 어디가 안 그러겠냐만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몇몇 댓글들에선 작품에 대한 비난이 도를 지나칠 정도다. 비판이라고 하지 말라. 비난이다. ?작가의 초심과 작가의 인격을 논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이 판단하여 그것에 대한 평가를 하는 순간 그것은 비난이 된다. “내가 당신이 이러기를 바라는데 왜 당신은 그렇지 않느냐”는 류의 글을 볼 때마다 생기는 불편함에, 나는 댓글을 읽지 않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으레 등장하는 말이 표현의 자유다. 물론 나는 그들과 ‘키보드 배틀’을 벌일 생각이 없다. 무엇도 생산되지 않는 소모적인 논쟁이 될 뿐더러, 나 역시 ‘왜 너는 이렇지 않냐’고 훈계조로 이야기하게 될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생산, 비합리적인 일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그들또한 나의 그것들을 읽지 않을 권리를 암묵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표현할 자유가 있다면 보지 않을 자유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이것은 독자의 입장이다. 다른 독자의 입장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다른 독자들에게 공감을 주기도,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알려주고, 지난 내용을 정리해주는 댓글들은 굉장히 생산적이다. 그렇지만 전자의 경우는 공감의 내용이 작가를 비난하는데 쏠리면 문제가 생긴다.

 

 웹툰 작가들은, 적어도 웹투니스타에서 인터뷰한 분들은 대부분 덧글을 거의 챙겨보고 있었다. 하나하나 다 읽었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다 떨릴 지경이었다. 그 스트레스와 그 자괴감을 어떻게 이겨냈을지, 나는 그들에게 시급한건 고료 인상과 더불어 심리치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비난들이 나에게 쏟아진다고 생각하면 나는 견딜 수 있을까. 결론은 ‘잘 모르겠다’였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댓글란에서 벌어지는 논쟁이 소모적이기 때문에 보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자에겐 다르다. 하나하나의 댓글이 가치있고 모두 의미있는 무언가로 다가온다. 웹투니스타에 댓글 읽어주는 코너를 만든 이유도, 그리고 간혹 이벤트를 여는 것도 댓글이, 피드백 하나하나가 의미있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무언가를 전할 수 있을 때, 비난을 담아 보내는건 굉장히 야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왜 내가 원하는 대로 생겨먹지 않았냐’고 말하게 될까봐 싫어한다고 말해놓고, ?일단 글을 썼으니 마지막 문장을 적어보겠다. ‘인간관계론’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는 이렇게 말했다. “타인을 비난하는건 위험한 불꽃이다. 그 불꽃은 자존심이라는 이름의 화약고에 불을 붙이기 쉽다. 그리고 그 폭발은 때로 생명도 앗아간다”. 당신이 건네는 그 손길이 불꽃으로 상대를 폭발시킬지 한번 더 생각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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