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을 보내며 – 한겨레


 

▶ 송이버섯이 먹기 싫다고 칭얼거리던 꼬마 철구는 원자폭탄의 버섯구름과 함께 찾아온 해방을 갑작스레 맞이합니다. 그날 백주대낮의 거리에서 철구 삼촌 상배는 흉악한 살인을 저지릅니다. 2013년 3월30일치 <한겨레> 토요판에서 그렇게 출발했던 윤태호 작가의 대하역사만화 <인천상륙작전>이 1년5개월 만에 오늘 71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 일간신문 사상 처음으로 두 페이지 전면을 할애한 파격 속에서 한국 현대사의 이면을 정면으로 겨누었던 이 만화에 관해 되짚어보았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이 만화 <인천상륙작전>으로 되는 데 걸린 시간은, 아마도 5년 이상이다. 윤태호 작가가 차기작 아이템을 거론할 때 인천상륙작전은 언제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이 시작되는 깊은 밤에 맥아더 장군이 영흥도 물길에 발을 딛는 순간까지를 시간 단위, 분 단위로 쪼개고 다각도로 전개하는 스타일리시한 군사액션물을 만들고 싶다던 부가설명은 취재량이 증가할수록 조금씩 변모하며 오늘 최종화를 맞은 <인천상륙작전>의 모습이 되었다.

해방은 갑자기 찾아왔다. 태어나서 내 나라를 가져본 적 없는 민초에게는 대한독립 만세 외침이 어리둥절했고, 어딘가 망설임이 있었다.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갑자기 굴러들어온 독립은 대다수의 국민과 소수의 위정자에게도 비슷한 무게의 혼란을 선사했다. 고개를 숙여야 할 사람이 바뀌고 타도해야 마땅한 면면들이 바뀐다. 천지가 개벽했다. <인천상륙작전>은 굳이 한국전쟁이 아닌, 해방 직후에 출발선을 긋는다. 작가는 한국전쟁 자체를 그리기보다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부터 설명하고 싶었다. 전작 <이끼>에서 당위를 찾았고 <미생>에서 설득을 역설했던 것처럼, 집요하리만큼 결과를 부른 원인에 주목한다. 전쟁이 일어나고, 북한 인민군의 남침과 국군의 후퇴, 전진이 반복되는 전쟁 자체의 양상은 창작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다.

“아주 커다란, 대한민국 역사라는 원작이 존재하고, 나는 각색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엄중한 이야기인 탓에 집중하기 위해 시선을 좁히지 않으면 안 됐다. 선택한 것이 시대를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였고,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 기사내용 더보기 ]

 

* “세상만 바뀌었지…사람은 그대로 아니냐고!”

* ‘태백산맥’과 ‘오! 한강’을 안 본 독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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