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왜 OTT 진출을 하고싶어 할까?

 

쿠팡이 OTT 사업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미 쿠팡이츠로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인 박대준 공동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내용이 한국경제에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NBA, MLB와 프리미어리그의 독점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OTT 서비스일까요?
* 아마존도 했다, OTT 서비스
가까운 답은 아마존이 가지고 있습니다. 물류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아마존은 빠른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을 런칭하고, 프라임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동영상, 음악 서비스 등을 런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바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아마존 뮤직 언리미티드입니다.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는 비디오, 뮤직 뿐 아니라 2일내 배송, 사진 무제한 저장이 가능한 프라임 포토, 라이트닝딜(한정 할인판매) 30분 우선 결제권, 킨들 전자책 무제한 대여, 전용상품 독점 제공, 오디오북 스트리밍,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를 광고 없이 무제한 시청하기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집니다. 빠른 배송만 생각하고 가입하기엔 월회비 12.99달러(연회비 는 조금 비싼 것 같지만, 이 모든 서비스를 패키지로 하면 생각보다 싸게 느껴집니다.
이 서비스들은 마치 ‘이 중에 네가 원하는 것 하나는 있겠지’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나요? 맞습니다. ?특히 프라임 비디오와 뮤직을 따로 가입하는 것 보다 아마존을 이용해 쇼핑을 할 거라면 그냥 프라임을 가입해 같이 쓰고 무료 배송을 받는 편이 낫죠. 아마존은 결국 물류로 성장해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프라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듭니다. 아마존은 이렇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 쿠팡이 꿈꾸는 미래: 아마도, 아마존?
이렇게 보면 쿠팡의 향후 진로도 보입니다.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의 OTT 서비스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을 인수했습니다. 훅은 싱가포르의 통신사 싱텔이 2015년 소니픽쳐스 텔레비전, 워너브라더스와 합작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게 밀려 사업 종료를 선언하고 쿠팡에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을 넘겼습니다.
아마도 쿠팡이 정말로 OTT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자 한다면 쿠팡은 넷플릭스가 아니라 아마존을 꿈꾸고 있을 겁니다. 물류를 통해 성장했고, 콘텐츠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쿠팡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꿈꾸고 있겠죠. 쿠팡은 이미 물류 단계에선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전환점을 만든다면 ‘물류 이외의’ 서비스일 공산이 높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쿠팡은 구독형 배송 서비스 ‘로켓와우’에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아마존 프라임처럼 로켓와우를 지속하기 위해 연결할 서비스를 찾고 있다면, 아마존의 경우처럼 OTT 서비스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 왜 하필 스포츠 중계권 이야기가 나왔을까?
그런데 왜 하필 스포츠 중계권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스포츠는 ‘완성된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아직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큰 돈을 들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로 제작하기엔 매년 쿠팡의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큰 폭의 적자가 눈에 밟힙니다. 거기에 경쟁도 엄청나게 치열하고, ‘반드시 터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NBA, MLB, PL은 다릅니다. 르브론 제임스와 하든, 스테판 커리 같은 슈퍼스타가 있는 NBA는 매니아층을 단단하게 형성하고 있고, MLB는 류현진, 김광현, 최지만 등 한국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중계를 켭니다. PL은 구단의 팬들도 많고, 손흥민 선수가 뛰는 리그이니만큼 관심도도 굉장히 높습니다.
이미 스포티비에서는 SPOTV NOW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서비스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입니다. 해외 중계를 그대로 전하는 경우도 있고, 사람이 몰리는 일부 경기는 서버가 불안정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문제점도 있지만, 이미 스포츠 중계를 유료로 구독하는 서비스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쿠팡은 ‘콘텐츠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로켓와우와 같은 서비스를 쿠팡의 다양한 서비스와 묶어서 제공하고, 거기에 고객들이 계속해서 쿠팡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유인책으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확실하게 준비된 콘텐츠인 스포츠 중계권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쿠팡은 OTT 서비스를 준비중이냐는 질문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쿠팡의 행보를 보면 무언가 콘텐츠 서비스가 나올 타이밍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아마존이 13년이나 걸려 흑자전환을 했던 것 처럼, 쿠팡도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서비스를 준비할 시간이라는 겁니다. 과연 쿠팡은 OTT 서비스로 콘텐츠 시장에 진입할까요? 만약 진입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지금까지 드러난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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