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미술관, 만평 전시에 시대착오적, 성차별적 내용 버젓이… 13개 지역 여성단체 성명서 통해 사과, 전시 철수 및 재발방지 요구

춘천미술관에서 6월 21일부터 7월 4일(목)까지 진행중인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에 참여한 작품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작품은 심민섭씨가 참여한 <남자들이 이젠.. 힘들다> 라는 제목의 만평입니다.

 


이미지 출처: 춘천여성민우회

 

작품에는 임산부석을 보면서 한 남성이 “임신 시킨 남자 좌석”이라고 적힌 파란색 좌석을 보며 “임신 시키기가 얼마나 힘든데..”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카툰’이라는 장르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독자들이 풍자와 해학을 기대하게 되는 만평이 사회적 약자의 시선이 아니라 강자의 시선에서 그려질 때 얼마나 무가치한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대사를 하고 있는 남성의 옷에는 “ONE KOREA”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통합을 외치던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미지 출처: 춘천여성민우회? 

 

하지만 이것보다 문제가 된 것은 작품설명입니다. 심민섭씨는 작품설명을 통해 “남자들의 정자가 힘없는 세상이 됐다”며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키려면 각고가 큰 세상이 돼버렸다.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세상이 아니다”라는 시대착오적이며 성차별적인 내용을 전할 뿐 아니라 “여자 하나 꼬시기엔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피땀 흘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거나 “그래도 옛날보다 여자가 살기좋은 세상에서 이젠 남자들에 대한 배려심도 있어야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임신시키려면’이라는 표현이나 ‘여자 하나 꼬시기엔’과 같이 여성을 동등한 주체가 아니라 남성의 행위의 대상으로만 표현하는 시각이 과연 얼마나 ‘세대 공감’을 받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는 전시를 기획하고 최종 확인했을 춘천미술관에 의견을 묻기 위해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춘천문화재단의 2019 문화예술지원사업 1차대상으로 선정되어 춘천미술관에서 펼쳐진 전시입니다. 이에 춘천여성회 등 13개 단체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민의 세금인 춘천시가 출연한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실행함에 있어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작가와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의 사과, 작품 철수 및 춘천시문화재단의 성인지적 관점에서 관리감독을 요구했습니다.

 

?<성 명 서>

 

성평등시대에 역행하는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의 즉각적인 전시 철수와 춘천시문화재단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는 2019 세대교감 “카툰으로 본 세상”의 주제로 지난 6월 21일부터 춘천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전시를 열고 있으며 이 전시는 7월 4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춘천시문화재단의 문화예술지원사업 1차 공모에서 39개의 단체, 개인 작가들을 시각부분에서 선정한 사업의 하나이다.

 

작품명은 <남자들이 이젠 힘들다>이며 40cm*28cm 크기의 디지털 프린팅한 작품이다. 심민섭 작가는 ‘남자들의 정자가 힘없는 세상이 됐다.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키려면 각고가 큰 세상이 돼버렸다.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세상이 아니다. 여자 하나 꼬시기엔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피땀 흘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옛날보다 여자가 살기좋은 세상에서 이젠 남자들에 대한 배려심도 있어야겠다.’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조롱과 함께 남성을 비이성적인 존재로 부각시킨 것도 지적해야 하는 부분이다.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이라는 설명 부분은 강간·성폭력의 의도도 보이는 부분이라 매우 심각하다.

 

‘여자 하나 꼬시기엔’ 은 남성과 여성을 모두 비하하는 것인데 세대교감이라는 주제로 담아낸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에게도 강력하게 책임을 묻고자 한다.

 

또한 춘천시문화재단은 시민의 세금인 춘천시가 출연한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실행함에 있어 그 책임을 다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성평등은 이제 인간의 존엄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예술에 있어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특정 성을 비하하고 대상화하는 이러한 작태는 이제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바람을 담아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 심민섭 작가는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인식하고 성적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여성의 존엄을 훼손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당 작품을 즉시 철수하라!

 

–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는 심민섭 작가의 작품을 여과 없이 전시한 것에 대해 춘천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해당 전시를 즉시 철회하라!

 

– 춘천시문화재단은 또한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실행함에 있어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지원 단체, 개인에 관한 성인지적 관점에 대한 부분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

 

2019년 7월 2일

 

성평등한 세상을 바라고 지지하는 

강원녹색당, 강원도여성권익증진상담소시설협의회, 강원도여성단체협의회, 강원여성연대, 강원도청소년성문화센터, 더불어민주당춘천시여성위원회, 여성긴급전화1366강원센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강원지부, 정의당춘천시여성위원회, 춘천두레생협, 춘천여성민우회, 춘천여성회, BPW한국연맹춘천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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