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에 문체부 장관은 “공모전 정치적 오염” 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차’에 문체부 장관은 “공모전 정치적 오염” 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차’에 문체부 장관은 “공모전 정치적 오염” 이라고 말했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작 중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을 수상한 “윤석열차”에 문체부가 ‘엄중경고’를 하고 나섰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 경고한다”고 전했습니다.
* 만화의 시작은 풍자화

만화의 초기 형태는 한 컷 짜리 풍자화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로 꼽히는 이도영의 <삽화>역시 한 컷 짜리 시사만화였습니다. 만화의 본질이 폐부를 찌르는 풍자화에 있는데, 그게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면 어떤 것이 행사 취지에 맞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체부 박보균 장관은 5일 오전 문체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광주 동구남구을)의 질의에 “작품에 대해 문제삼은 것이 아니라 정치색을 빼기로 해놓고 정치색 있는 작품에 상을 준 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병훈 의원은 여기에 “문체부의 엄중경고가 이 풍자화를 완성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박 장관은 “작품을 문제삼은 것이 아니라, 순수한 예술적 표현으로 명성을 쌓아 온 공모전을 정치색으로 오염시킨 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한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 정책에는 느리고, 경고에는 빠른
문체부는 4일 ‘엄중경고’를 내놓으면서 “비록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나, 정부 예산 102억원이 지원되고 있고, 이 공모전의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예술계 지원이 시작된 이래 적어도 표면적으로 공통되었던 기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 였습니다. 그런데 문체부는 예산이 지원되고 있고, 장관상이 수여되고 있으니 ‘불편하게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내고 있는 겁니다. 또한 “문체부는 행사(부천국제만화축제)에 후원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고지했다.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껴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런 사안에는 문체부가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지 의아해지는 대목입니다. 만화계는 지난 수 년간 불법으로 유통되는 웹툰 콘텐츠 단속과 실태조사, 모니터링 등에 대해 끊임없이 요구해왔으나 큰 변화 없이 줄다리기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금상을 받은 작품이 화제가 되자 ‘엄중경고’를 해 놓고, ‘상을 준 기관에 경고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궁색합니다. 예산은 문체부의 돈이 아니라 세금입니다. 세금을 지원하고 있으니 ‘불편하게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내놓는 문체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 달 뒤, 11월 3일은 만화의 날입니다.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에 맞서 만화인들이 모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입니다. 풍자가 생명력을 가지기 위해선 시의성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2022년, 정부의 일원인 문체부가 풍자화를 마주하고 보여주는 태도는 시의적절하지 못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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