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논란’ 박재동 정정보도소송 판결문 살펴보니… 법원 “피해자 증언 신빙성 있다”

시사만화가 박재동씨가 SBS의 2018년 2월 26일 보도 “만화계도 ‘미투’…”시사만화 거장 박재동 화백이 성추행”“내용이 허위라며 정정보도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14부(부장판사 김병철)는 1심에서 원고인 박재동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지난 22일 박재동씨는 항소를 제기해 2심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는 1심 판결문을 입수해 법원의 판단을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법원은 보도 내용에서 전한 성추행 사실이 허위라고 주장한 원고(박재동)의 주장에 대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적시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박재동씨는 이와 관련한 피해자와 피해자측 증인의 증언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와 피해자측 증인의 증언에 대해 “증언이 대체로 일관되며, SBS의 보도 내용과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일부 장소 등 세세한 내용이 다른 점은 인정되지만, 5년 9개월 전의 일임을 생각하면 기억의 오류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이 크게 훼손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뿐만 아니라 “피해 여성의 제보 경위 등을 보면 박씨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차기 이사장으로 부적절하다거나, 미투 운동에 동참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허위로 제보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박재동씨가 한예종 강의 중 성차별적 발언이 허위이며, 학생이 수업에서 원고를 배제해 달라고 주장해 강의해서 배제되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먼저 “(보도 내용에서는) 학생의 민원으로 원고가 수업에서 배제되었다는 취지의 보도는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보도에는 “SBS 보도가 나간 뒤 학교측은 뒤늦게 박재동 화백을 수업에서 제외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라는 내용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법원은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허위라는 주장에 대해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보도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로 법원은 “2016년 11월 한예종 학생들이 수집한 성폭력, 성희롱 사례에서 “한 교수가 ‘알고보면 나 같은 애가 글래머다, 너 같은 여자가 남자에게 좋다’고 말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며 한예종에서의 발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2018. 3~2018.6까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운영했지만, 피해사례 접수 기간이 열흘(3.14-3.23)로 짧아 원고의 발언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리고 그간 강의평가에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발언이 많아 불쾌했다는 내용이 있었고, 여기에 비추어 보면 불쾌감을 느낀 학생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22페이지에 걸쳐 SBS의 보도가 허위라고 주장한 박재동씨의 주장을 들여다 보았지만, 정정보도를 명령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원고 청구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박재동씨는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며, 2심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1심 결과에 당시 보도에 참여했던 피해자는 “정말로 집중하고 싶은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면서 “가해자는 단죄하고 피해자는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당위를 세우고자 하는 서릿발 같은 열망들이 힘차게 작동한 거죠. ‘얼마나 썩었나’가 아닌, ‘얼마나 자정능력이 생겼나’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에 이번 (1심) 판결의 방점이 있다고 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싸움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굳이 뭔가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아도,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으로, 그 자정을 만들어내는 희열을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더 큰 자정의 움직임으로 순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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