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작권 단체들의 “불법 사이트 차단” 요구의 배경과 전망

최근 미국영화협회와 미국음반산업협회등 콘텐츠 저작권을 관할하는 단체들이 저작권 침해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규정이 미국에 도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런 주장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저작권 단체들의 불법사이트 차단요구의 배경에는 브렉시트가 있습니다.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소위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무역 통상 공백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등 많은 국가들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역시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본격적으로 미국-영국간의 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협상을 가질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무역협정에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영국에서는 법원이 ISP 사업자에게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한 차단명령을 부과하는 것이 폭넓게 허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온라인 저작권 침해방지법”과 “지식재산보호법”등의 입법이 무산,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 Trade Representative)는 2018년 11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맺게 될 무역협정과 관련,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청문절차에 착수해 2019년 1월 의견 제출을 마감했습니다. 여기서 미국 영화협회(MPAA)와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등 저작권 관리 단체들은 불법 저작권 침해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 이슈가 미국-영국 무역협정의 우선 협상의제에 포함되어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저작권 기업과 단체들은 전세계 많은 국가에서 불법 저작권 침해사이트가 차단되도록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웹사이트 차단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불법 저작권 웹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입니다. 

 

영국은 저작권보호를 위한 차단기술을 적극 도입한 국가로, 2018년 온라인 불법저작물 이용을 어렵게 만드는 방법등의 계획을 포함하는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런던경찰청 지적재산권 범죄 전담반이 직접 적발에 나서 차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접속이 어렵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저작권 위반 사이트의 트래픽을 감소시켜 광고수익을 약 64%까지 낮추는 효과를 보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영국 정부가 이해 관계자인 저작권 권리단체등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실무 준칙을 만들도록 하고, 경찰등 실무자들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을 통해 삼자가 공감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중재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2017년 영국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실무준칙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저작권 위반사례를 경찰에 전달하고, 경찰이 범죄 수사에 나서는 한편 차단요청을 할 수 잇게 되어 불법 웹사이트가 검색결과에서 빠르게 줄어드는 성과를 보았습니다.

 

미국 역시 저작권 단체들의 요구를 통해 “온라인 저작권 침해방지법(Stop Online Piracy Act, SOPA)”과 “지식재산보호법(Preventing Real Online Threats to Economic Creativity and Theft of Intellectual Property Act of 2011, PIPA?)”등의 제정을 오래전부터 요구해 왔으나 법안 제정이 무산되어 MPAA, RIAA를 필두로 한 미국의 저작권 관련 단체와 미디어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차단규정 도입을 요구했지만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무역협정을 통해 미국의 콘텐츠가 영국에서는 보호되지만 자국에서는 보호받을 수 없고, 영국의 콘텐츠는 미국시장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기회로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RIAA는 무역대표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ISP 사업자에게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한 차단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앞서 언급한대로 영국의 음반시장에서는 미국 음반시장보다 더욱 강한 저작권 보호가 가동중이며, 브렉시트 이후 양국의 교역관계와 음반산업 발전을 위해 ISP에 대한 접속차단 명령과 같은 영국 저작권법 상의 규정들이 미국에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이용자를 바탕으로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이 외에도 저작권 단체들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책임 확대와 같은 이슈들이 미국-영국간 새 무역협정의 우선 협상의제에 포함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불법사이트 차단은 가장 효과적인 불법사이트 이용 방지책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속중인 논란처럼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같은 이유로 법안이 무산되었던 미국에서의 도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차단명령’을 내리는 주체가 정부라는 점, 사이트의 정보를 정부가 알아야 차단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과 사이트 운영자 수사에 대한 방법이 잘못 사용되면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이해당사자들간의 실무준칙을 바탕으로 차단방안을 만들었습니다.? 

 

대형 플랫폼의 경우는 정액제 방식으로 불법콘텐츠 이용율을 낮추는 방법이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소규모 플랫폼들에겐 역부족인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불법사이트 차단은 플랫폼간 경쟁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계의 목소리를 들어 합의안을 도출하는 방식이 아닌 탑-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져 논란이 거셌습니다. 때문에 미국에서도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한 의제중 하나로 꼽은 것이 지적재산권 보호인 만큼, 미국 내에서도 차단등의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중소규모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아야 하는 만큼, 미국 콘텐츠 저작권 권리 단체들과 기업들을 필두로 불법유통을 막을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궤도에 올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 시장의 저작권 보호 방안 마련은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플랫폼들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직 유로로 컨텐츠를 보는 것에 익숙치 않은 시장의 경우 합법적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불법콘텐츠 접근이 어렵게 만드는 방법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각 플랫폼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이용자들의 이용이 용이하도록 만드는 방법도 함께 개발되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 업체들이 이용자 편의를 위한 방법이 개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Categories: NEWS
웹인편집부

Written by:웹인편집부 All posts by the author

Leave a reply